낙엽의 노래 / 홍윤숙 헤어지자 우리들 말없이 헤어지자 달빛도 기울어진 산마루에 낙엽이 우수수 흩어지는데 산을 넘어 사라지는 너의 긴 그림자 슬픈 그림자를 내 잊지 앉으마 언젠가 그밤도 오늘밤과 똑 같은 달밤이었다 바람이 불고 낙엽이 흩어지고 하늘의 별들이 길을 잃은밤 너는 별을 가리켜 영원을 말하고 나는 검은 머리 베어 목숨처럼 바친 그리움이 있었다. 노래가 있었다. 몇 해가 지났나 자벌레처럼 싫증난 너의 찌푸린 이맛살은 또 하나의 가을 찾아 거침 없이 떠나 가는 것이었고 나는 나대로 송피처럼 무딘 껍질 밑에 무수한 혈흔을 남겨야 할 아픔에 견디었다 오늘밤 이제 온전히 달이 기울고 아침이 밝기 전에 가야 한다는 너 우리들의 부르던 노래 사랑하던 노래를 다시한번 부르자 희뿌연히 아침이 다가오는 소리 닭이 울면 이밤도 사라지려니 어서 저 기울어진 달빛 그늘로 너와나 낙엽을 밟으며 헤어지자 우리들 말없이 헤어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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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커피향이있는 마음의쉼터
글쓴이 : 설강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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