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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로운 삶터-

[스크랩] 정겨움이 있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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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구한 지하철 義人

 

 

유모차 문틈에 끼인채 전동차 출발

갓난아기를 태운 유모차가 전동차 문틈에 끼여 30m 가까이 끌려가다 한 시민의 도움으로 참사를 면했다. 이 시민은 몸을 날려 아기를 구하려다 허리까지 삐었지만 자신의 선행이 알려지는 것을 쑥스러워했다. 그러나 서울도시철도공사는 사고 당시 폐쇄회로TV(CCTV) 화면 공개를 극구 거부했다.

17일 낮 12시45분쯤 서울지하철 5호선 종로3가역. 정보기술(IT) 보안업체 영업과장인 이정민(32·서울 목동)씨는 방이동으로 가기 위해 승강장 중간쯤에 앉아 있었다.

그때 갑자기 “아기 살려! 사람살려!”라는 비명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려보니 반대방향인 방화행 전동차가 뒷부분 문틈에 유모차 앞바퀴를 매단 채 출발하고 있었다. 30대로 보이는 아기 아빠는 전동차에 끌려가며 아기를 유모차에서 빼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고 먼저 전동차에 올라탄 엄마는 안에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전동차는 점점 빨라졌고 10m 정도 끌려가던 아기 아빠도 끝내 아기를 꺼내지 못한 채 유모차에서 떨어졌다. 아기를 태운 유모차는 안전을 위해 승강장에 설치된 안전벽에 연거푸 부딪쳤다.

이씨는 ‘저러다 아기가 죽겠구나’라는 생각에 순식간에 유모차 쪽으로 뛰어갔다. 아기가 벨트에 묶여 있는데다 전동차 속도를 감안하면 아기를 빼낼 수 없다고 판단한 이씨는 전동차 앞부분 운전석으로 뛰어가면서 “세워,세워”라고 외치며 손바닥으로 전동차를 두드렸다. 전동차는 25m를 진행한 뒤 겨우 멈춰섰다.

눈물로 범벅이 된 아기 엄마가 달려와 아기를 안았다. 15개월 된 아기는 유모차 기둥에 여러 번 부딪쳐 머리에 멍이 들어 있었지만 큰 부상은 아니었다. 아기 부모는 눈물을 흘리며 “감사하다”고 연방 고개를 숙이고는 아기와 함께 병원으로 떠났다.

이씨는 “나도 아기를 키우는 입장이라 아기를 살려야 한다는 생각에 본능적으로 뛰어갔다”며 “누구나 그 자리에 있었으면 당연히 했을 일인데 이렇게 알려져 쑥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손이 긁히고 허리가 삐끗해 물리치료를 받아야 겠다며 서둘러 자리를 떴다.

출처 : 서울검객 아리랑
글쓴이 : 서울검객 원글보기
메모 : 윗글은 지난 2006년 5월 17일 발생한 사건으로 내용이 좋아 스크랩한것임을 양해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