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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교전' 그후 5년…눈 부릅 뜬 '참수리호'

2007년 6월 27일 (수) 04:01   조선일보

'서해교전' 그후 5년…눈 부릅 뜬 '참수리호'

25일 낮 12시 30분. 서해 북방한계선(NLL) 남쪽으로 약 21㎞, 연평도에서 서남쪽으로 약 32㎞ 떨어진 해상(海上)에 해군 고속정 2척이 줄을 지어 모습을 드러냈다. 오전 8시쯤 해군 2함대 소속 1300t급 초계함 진해함을 타고 평택항을 출발한 지 4시간여 만이었다. 오는 29일 서해교전 발발 5주년을 앞두고 5년여 만에 언론에 고속정의 NLL 작전상황을 공개하는 자리였다.

2척의 고속정 가운데 하나인 참수리 358호의 조타실에 들어서자 벽에 붙어 있는 ‘전우가 사수한 NLL 우리가 지킨다’라고 쓰인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2002년 6월 서해교전 당시 참수리 357호와 함께 편대를 이뤄 북한 경비정에 맞서 싸웠던 바로 그 함정이다.






조타실에서 근무하는 한 승조원은 “현재 서해교전에 참전했던 승조원들은 더 이상 배에 남아있지 않지만 NLL을 사수해야 한다는 굳센 결의만큼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358호는 지금도 NLL 주변을 순찰하며 북한 어선이나 경비정의 남하를 저지하는 것은 물론, 우리측 어선의 NLL 접근 여부를 감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함교(艦橋)에서 상황을 보고 받으며 배를 지휘하던 정장 이성민 대위는 “1주일 전 평택항에서 출항해 연평도 NLL 주변에서 작전 중”이라고 말했다.

참수리 358호는 함수(艦首)에 분당 300발 사격이 가능한 40㎜포 1문, 중간 갑판과 함미(艦尾)에 20㎜ 시(sea)발칸포 각각 1문, 중간 갑판 좌우에 K-6 구경 12·7㎜ 기관총 1정씩이 설치돼 있다. 긴급 상황엔 대원들이 K1, K2 소총을 들고 갑판으로 뛰어나와 전시 태세에 돌입하게 된다. 하지만 마땅히 몸을 숨길 곳이 없어 적이 선제공격을 할 경우 속절없이 당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해군 관계자는 “서해교전 이후 함교에 방탄철판을 설치하고, 미사일을 피할 수 있는 시스템을 새로 설치하는 등 안전조치를 강화했다”고 말했다.

지난 1월 358호에 배치된 작전관 이 호 중위는 “가끔씩 북한군과 함포를 겨누며 대치할 때면 섬뜩한 느낌이 들면서도 해군으로서의 의무나 사명감을 발휘할 수 있는 곳에서 근무한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연평도 해상=김재곤 기자 trum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