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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담기사모음-

“진정한 행복은 나눔에서 와요”

2007년 7월 9일 (월) 04:08   조선일보

“진정한 행복은 나눔에서 와요”



▲ 왼쪽부터 자원봉사자 정연부씨, KT 서대전지사 한상철씨, 서진원 은빛노인복지센터장, 센터 직원 박점순씨가 홀로 사는 노인들에게 전달할 점심 도시락을 준비하고 있다. /전재홍 기자
“비록 31평 아파트에 전세로 살지만 마음은 어떤 사람보다 더 부자죠. 나누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는 건 행운입니다.”

KT 서대전지사 고객신용팀에 근무하는 한상철(50·대전시 서구 탄방동)씨는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회사 일이 끝나면 밤낮없이 대전은빛노인복지센터, 영광복지재단 등 복지시설을 찾는다. 외로움에 지친 독거노인, 정신지체아동들을 만나 정을 나누기 위해서다. 그는 노인환자 수발, 말동무 되어주기, 목욕, 청소, 도시락 배달 등 많은 일을 하지만 정에 굶주린 이들의 마음을 열도록 하는 것에 가장 많은 신경을 쓴다.

“불편한 몸에 말도 잘 못하지만 노인과 아이들이 닫힌 마음을 열고 맑게 웃을 때 큰 보람을 느낍니다.”


한씨가 봉사활동을 시작한 것은 20년 전 처음 입사하면서부터다. 이후 월급을 쪼개 불우이웃을 소리 없이 도와온 그는 요즘도 영업수당 등 가끔씩 생기는 비자금(?)을 부인 몰래 챙긴다. 어려운 이웃에 기부하기 위해서이다.

현재 대전·충남 9곳의 복지시설·기관을 찾아 매주 봉사에 나서는 한씨는 겨울에는 연탄, 여름에는 삼계탕 등을 전하며 이웃과 정을 나누고 있다. 재소자 교화에도 앞장서고, 회사 내 봉사단 간사로도 활동 중이다.

틈만 나면 퍼주는 남편이 서운했던 부인(48)도 이젠 묵묵히 뒷바라지하고, 군에서 제대한 아들 두희(23)씨는 사회복지학을 전공해 아버지와 함께 하겠다는 뜻도 밝히고 있다.

한씨의 꿈은 퇴직 후 독거노인, 정신지체아동들을 체계적으로 돌보는 작은 복지시설을 운영하는 것. 그가 주경야독해 2006년 대덕대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하고, 논산 한민대 사회복지학과에 다니는 것도 꿈을 이루기 위한 노력들이다. 사회복지사·보육교사 자격증을 취득한 그는 대학원에도 진학할 계획이다.

한씨는 “서로 나누면서 더불어 사는 넉넉한 사회가 됐으면 한다”며 환하게 웃었다.


[우정식 기자 jswo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