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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담기사모음-

자수성가한 영국 억만장자 "자선 위해 돈 벌었다”

2007년 7월 19일 (목) 04:54   중앙일보

자수성가한 영국 억만장자 "자선 위해 돈 벌었다”


[중앙일보 정재홍] 자수성가한 영국의 억만장자 톰 헌터(47·사진) 경이 17일(현지시간) 빈부격차 해소를 위해 10억 파운드(약 1조9000억원)를 자선단체에 기부키로했다고 영국 BBC방송이 전했다. 영국 기부 역사상 최고액이다.

헌터 경은 “역사 상 지금처럼 소수의 주머니에 부가 집중된 때가 없었다”며 “엄청난 부에는 그만한 책임이 따른다”며 기부 의사를 밝혔다.

그는 자신이 설립한 사모펀드인 웨스트 코스트 캐피털에서 나오는 수익금을 자신과 부인 매리언이 세운 헌터 재단에 기부할 계획이어서 약속한 돈을 기부하는 데는 몇 년이 걸릴 전망이다.

헌터 경은 “이미 필요한 것을 모두 얻었고, 인생의 목표도 성취했다”며 “지금까지 계속해서 돈을 번 것은 자선활동에 쓰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스코틀랜드의 광산촌 뉴컴녹에서 식료품점 주인의 아들로 태어난 헌터 경은 대학 졸업 후 트럭을 몰며 운동화를 팔았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1984년 스포츠 용품 체인인 스포츠 디비전을 설립했다. 그는 98년 이 회사를 경쟁사인 JJB 스포츠에 2억5000만 파운드를 받고 팔았다. 이후 2001년 사모펀드를 설립해 재산을 더욱 불렸다.

헌터 경이 98년 설립한 헌터 재단은 지금까지 스코틀랜드 젊은이들에게 기업가 정신을 고취하는 프로그램에 3500만 파운드 이상을 사용했다.

그는 2004년 말 인도양에서 쓰나미로 23만여 명이 목숨을 잃었을 때 학교 건설과 지진 조기 경보 체제 마련에 써달라고 100만 파운드를 기부했다.

또 아프리카와 남미 등의 저개발국을 돕기 위해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함께 만든 클린턴-헌터 개발계획에도 6000만 파운드를 기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같은 자선 활동으로 2005년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았다.

정재홍 기자 hongj@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