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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담기사모음-

의료 사각지대, 케냐 롱가이에 펼친 사랑의 인술

의료 사각지대, 케냐 롱가이에 펼친 사랑의 인술
2007년 8월 21일 (화) 12:00 연합뉴스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에서 30분 동안 차를 달리면 나오는 카렌 지역의 롱가이. 한국인의 발길이 드문 이 곳에 86명의 의료 봉사단이 찾았습니다. 이들은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 소속의 의사와 간호사들. 지난 8월 27일부터 9월 4일까지 8박 9일의 일정으로 케냐 곳곳을 방문해 의료봉사활동을 펼쳤습니다. 한국에서 의료진들이 왔다는 소식이 퍼지자 아침부터 천여 명의 환자들이 모였습니다. 이들은 케냐의 비싼 의료비 때문에 아파도 병원에 갈 엄두도 내지 못하는 극빈층입니다.

케냐 주민 인터뷰) 이 근처에 병원이 있지만, 비싸다. 봉사단체는 치료비나 약값을 받지 않아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된다.

환자들을 위해 가져온 의료 장비와 약은 큰 버스 한 대 분량. 감기약과 항생제 등 기본적인 약품만 800만원어치나 됩니다.

최지애 의사) 이빨, 감기, 정형외과적인 문제 때문에 많이 찾아왔다.

기본적인 치료조차 할 수 없는 형편이기에 큰 병이 나도 병원 치료를 못해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현장음) 여기가 부러졌고, 여기가 빠졌어요 지금...

작업 도중 손바닥이 찢어진 한 환자는 나이로비 근처의 병원을 찾았지만, 형편없는 의료기술과 비싼 치료비 때문에 더 이상 치료를 하지 않아 상처가 더 악화되어 있었습니다.

박한선 의사) 임시로 봉합을 했는데 어떤 처치를 받을지 몰라서 항상제랑 줬고요. 3주정도 지나 경과를 본 다음에 실밥 풀면 기능을 할 지 아니면 손가락을 움직일 수 없을 지 그 때 가봐야 알 것 같아요.

간이 천막으로 만들어진 좁은 치료실에서 86명의 의료진들이 하루 동안 치료할 수 있는 환자의 수는 2백여 명, 나머지 8백여 명의 사람들은 발길을 돌릴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안타까운 현실에 누구보다 마음이 아픈 사람은 의료진입니다.

권정빈 의사) 단기간에 하루 몇 시간 밖에 안 해주고 가니까 교육도 없고 앞으로 어떻게 될 지 모르잖아요 그래서, 참 비전이 없다. 이 사람들한테.. 더 나은 것을 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일 년에 한 번 찾아오는 의료봉사단의 허름한 천막이 유일한 병원인 케냐 사람들. 이런 케냐 사람들을 위해 의료봉사를 펼친 86명의 한국인, 이들이 펼친 인술이 아프리카에 한국을 알리는 큰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hankyunghun@yna.co.kr

(끝)